내글들

  • 파블로 네루다 -다가오는 세월에 바치는 송가-

    세월이여, 네가 나를 부르는구나. 전에는
    네가
    순수한 공간이더니,
    넓은 초원이더니.
    오늘
    너는
    실낱 하나, 물방울 하나
    가늘디가는 빛살 하나
    움푹 패인 밤길의
    엉겅퀴숲을 향하여 달리는
    산토끼 하나.
    하지만,
    지금
    세월이여,
    네가 내게 말을 거는구나
    어제는 이야기하지 않았던 그걸 말하려고 :
    너의 발걸음을 재촉하라,
    너의 가슴을 쉬어라,
    너의 노래를 더 불러라.
    난 같은 사람이다. 아닌가? 누가 흐르는 물
    그 깊은 물밑에서
    강이 무엇인가를 말해 주랴?
    내가 아는 건 오직
    바로 거기
    오직 하나의 문 앞에서
    내 심장이 박동하고 있다는 것,
    어제로부터, 멀리로부터,
    그때부터,
    내가 날 때부터.
    거기
    바다의
    어두운 메아리가
    되돌아오는 곳
    바다도 노래하고 나도 노래하고
    내가 아는 건
    아는 건 오직
    눈먼 휘파람소리,
    파도에 떨어지는
    햇살 하나,
    한밤을 누비는 물거품의 광야.
    그러니, 세월이여, 너는
    부질없이 나를 헤아리고 있었구나,
    부질없이 지나갔었지
    길 잃은 방랑자의 길을
    앞질러 가며.
    오직 단 하나의 문 앞에서
    온 밤을 지샜다
    홀로, 노래하며
    그리고 이제
    너의 빛이 가늘어진다
    어둠 속에 사라지는
    짐승의 발걸음처럼.
    이제 내 귀 가까이
    네 목소리가 들리는구먼
    한번도 가르쳐주지 않던 그 말,
    그러나 내 항상 알고 있었던 그것.

    Personal Comment : 세월이 급하게 느껴졌는가...무슨 문 앞에서는 그는 열리길 바라며 노래했을까...그는 시인이며 혁명가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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